세상 사는 이야기

^^승무 조지훈

행동하자^^ 2017. 11. 3. 18:27

^^승무


조지훈


얇은 사 하이얀 고깔은


고이 접어서 나빌레라


파르라니 깍은 머리


박사 고깔에 감추오고


두볼에 흐르는 빛이


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


빈 대에 황초불이 말없이 녹는밤에


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


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


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 보선이여


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


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,


복사꽃 고운뺨에 아롱질 듯 두방울이야


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.


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


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,


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,


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^^~~